한국 청년 ‘돈 없어 결혼 포기’, 일본 청년 ‘내 삶이 우선’…한일 청년의식조사 결과

한국과 일본 청년들의 결혼과 직업에 대한 생각이 예상보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일본상공회의소가 한국과 일본의 만 20~39세 청년 각각 2,000명씩 총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한일 청년 의식조사’를 보면 결혼부터 이직, 부업, 창업까지 양국 청년의 삶을 바라보는 방식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비혼 의향, 한국 18.6% 일본 42.4%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결혼에 대한 생각입니다.

미혼 청년 가운데 ‘평생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한국 18.6%, 일본 42.4%였습니다. 일본 청년의 비혼 의향이 한국보다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반대로 결혼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한국 81.4%, 일본 57.6%였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망설이는 배경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차이가 나타납니다.

한국 청년에게 결혼은 경제적인 문제와 강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결혼을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 한국 청년의 51.8%가 본인과 배우자의 고용·수입 안정을 꼽았고, 47.1%는 주거비 부담 완화 등 신혼주택 확보를 선택했습니다.

결혼을 싫어한다기보다 취업과 소득, 집값 등의 현실적인 장벽 때문에 결혼을 실행하기 어려운 모습에 가깝습니다.

반면 일본 청년은 경제적인 안정뿐만 아니라 개인의 취미 유지, 만남의 기회, 법적 결혼에 얽매이지 않는 관계 등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징이 나타났습니다.

한국이 ‘결혼하고 싶지만 조건이 어렵다’에 가깝다면 일본은 ‘결혼하지 않는 삶도 하나의 선택’이라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청년은 직장에서도 변화를 원한다

더 흥미로운 것은 직업관입니다.

‘이직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은 한국 41.2%, 일본 59.9%였습니다. 이를 반대로 계산하면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비율은 한국 58.8%, 일본 40.1%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청년이 일본 청년보다 현재 직장 밖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 것입니다.

부업에서도 차이는 확실했습니다.

향후 부업을 희망한다는 한국 청년은 44.5%였지만 일본 청년은 26.8%에 그쳤습니다.

창업 관심도 역시 한국 36.9%, 일본 19.2%로 한국이 일본의 약 두 배였습니다.

한국 청년은 왜 이직·부업·창업을 동시에 생각할까?

이 수치를 단순히 한국 청년이 일본 청년보다 도전적이라고만 해석하기에는 부족합니다.

한국 청년에게 이직과 부업, 창업은 ‘새로운 도전’인 동시에 소득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생존 전략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취업했다는 비율은 일본이 74.8%인 반면 한국은 46.5%였습니다.

한국 청년은 취업시장에 들어가는 과정부터 경쟁이 치열하고, 어렵게 취업한 이후에도 더 높은 연봉과 좋은 근무환경을 찾아 이직을 고민합니다. 여기에 하나의 월급만으로 미래를 준비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부업이나 창업으로 시선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결혼 문제도 결국 이 지점과 연결됩니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소득, 주거가 확보되지 않으면 결혼을 미루고, 더 나은 소득을 위해 이직과 부업을 고민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한일 청년의 차이, 결혼관보다 ‘삶의 전략’이 달랐다

이번 한일 청년의식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단순히 어느 나라 청년이 결혼을 더 원하는가가 아닙니다.

한국 청년은 결혼 의향은 높지만 경제적 조건 때문에 망설이고, 동시에 이직·부업·창업을 통해 현재 상황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강했습니다.

반면 일본 청년은 한국보다 비혼 의향이 높고 이직·부업·창업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결국 한국 청년에게 중요한 질문은 “결혼할 것인가”보다 “결혼과 미래를 선택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인 삶을 만들 수 있는가”인지 모릅니다.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한 결혼 장려를 넘어 일자리, 소득, 주거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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