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첫 사업부터 삐걱…미국은 왜 텍사스 발전소 사업비 25% 증액을 요구했나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가 첫 사업부터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대미 전략투자 1호 사업으로 유력하게 검토돼 온 미국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의 사업비를 미국 측이 기존 약 200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25%가량 높여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단순한 50억달러 증액이 아닙니다. 한국이 미국과 합의한 전략투자 연간 납입 한도가 200억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첫 번째 프로젝트 하나만으로 한도를 넘어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갑자기 사업비 증액을 요구한 것일까요?

텍사스 발전소 200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당초 한국 정부는 텍사스 동남부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사업에 약 198억~200억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해 왔습니다.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의 사업성이 비교적 높을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한국 역시 플랜트와 발전설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의 미국 진출을 기대할 수 있어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검토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이 총사업비를 250억달러로 올려달라고 요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미국 측은 발전소 운영에 필요한 ‘용수 문제’를 비용 증가 이유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 정부는 사업비가 수십억달러 늘어나는 것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추가 설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사업 조건이 협상 과정에서 계속 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은 기존 사업비를 기준으로 투자금 회수 가능성과 수익성 등 ‘상업적 합리성’을 검토해 왔습니다.

하지만 사업비가 200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올라가면 예상 수익률과 투자금 회수기간 등이 모두 달라집니다. 사실상 처음부터 사업성을 다시 계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대미투자는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라 투자입니다. 결국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인지가 중요합니다.

미국이 사업 규모나 조건을 변경할 때마다 한국의 투자 위험 역시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이 제안한 사업에는 왜 미국이 시큰둥할까?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프로젝트 선정권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처음 제안한 일부 프로젝트는 기술적인 실현 가능성이 낮았던 반면 한국 측이 제시한 몇몇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미국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배경에는 양국의 목적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국내 기업이 참여하면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 중요합니다.

반면 미국 입장에서는 자국 내 전력망과 에너지 인프라, 제조업 투자 등 미국 경제와 산업정책에 필요한 프로젝트에 한국 자금을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즉 한국은 ‘수익성이 있는 투자’를 찾지만 미국은 ‘미국에 필요한 투자’를 우선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차이가 프로젝트 선정 과정에서 갈등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연간 투자한도 200억달러도 새로운 변수

250억달러라는 사업비는 한국의 연간 전략투자 한도인 200억달러를 넘어섭니다.

따라서 총사업비 전체를 한국이 한 해에 부담하는 구조인지, 여러 해에 걸쳐 분할 투자할 것인지, 미국 측이나 민간 자본이 어느 정도 참여할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당초 대미투자는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필요한 자금을 요청하는 캐피털콜 방식으로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집행하는 구조가 거론됐습니다.

첫 사업부터 이 원칙과 충돌하는 요구가 나온다면 앞으로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대미투자, 결국 핵심은 ‘상업적 합리성’

이번 텍사스 복합발전소 논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느냐 거부하느냐만이 아닙니다.

한국이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 국내 기업의 수주와 일자리로 연결되는지, 추가 비용이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지는지 등을 계약 단계에서 명확히 해야 합니다.

특히 사업비가 수조원 단위로 갑자기 증가한다면 증액 근거와 예상 수익률을 철저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미투자가 한미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미국의 필요에 따라 사업 조건이 계속 바뀐다면 한국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첫 번째 텍사스 발전소 프로젝트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첫 사업에서 어떤 원칙을 세우느냐가 앞으로 이어질 수십조원 규모의 대미투자 협상의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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