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유값 사상 첫 6달러 돌파…우크라·이란 전쟁이 물가와 중간선거 흔드나

미국 경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 상승과 글로벌 정제유 공급 부족이 동시에 겹친 결과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과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중동 지역의 공급 불안이 경유 가격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문제가 다시 정치권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미국 경유 가격, 사상 첫 갤런당 6달러 돌파

가격 추적업체 개스버디(GasBuddy)에 따르면 미국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9월 10일 갤런당 6달러를 처음 넘어섰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기록했던 고점마저 뛰어넘은 것이다.

특히 미국 경유 가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이 시작된 지난 2월 말 이후 약 60% 상승했다. 여기에 국제유가까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에너지 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경유 가격 상승이 단순히 자동차 연료비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유는 트럭과 철도, 선박, 농기계, 중장비 등 미국의 물류와 산업 전반에서 사용된다. 경유값이 오르면 운송비가 상승하고 이는 식료품과 생필품, 택배 등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도 공급 불안 키워

경유값 급등의 또 다른 원인은 러시아의 정제유 공급 감소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을 잇달아 공격하면서 러시아의 정제 능력이 크게 타격을 받았고, 러시아는 경유 수출 제한 조치까지 취했다.

러시아는 세계 주요 경유 수출국 중 하나다. 따라서 러시아산 경유 공급이 감소하면 유럽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이 미국과 아시아 등에서 대체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유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중국의 연료 수출 제한까지 겹치면서 국제 정제유 시장의 공급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불안도 국제유가 자극

중동 상황 역시 중요한 변수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이어지면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가 정상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던 핵심 항로다. 이 지역에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질 때마다 국제유가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최근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도 이러한 지정학적 위험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 결국 핵심은 ‘생활비’ 될까

경유값 급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도 상당한 부담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유가와 물가 상승은 유권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경제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유 가격 상승이 운송비와 식료품 가격 등으로 확산될 경우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유 재고는 최근 5년 평균보다 약 13%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정유업체들이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재고 상황이 여유롭지 않다는 의미다.

결국 미국 경유 가격 6달러 돌파는 단순한 주유소 가격 문제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불안, 국제유가 상승이 연결된 글로벌 공급망 문제다.

앞으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경유 공급 부족까지 장기화된다면 미국의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그리고 그 부담이 소비자의 장바구니 물가까지 본격적으로 번진다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생활비와 물가’가 표심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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