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한동안 상대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였던 전선이 유조선과 군함, 미군 기지를 둘러싼 공격으로 확대되면서 중동 정세가 새로운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특히 이번 충돌은 단순한 양국 간 군사 대립을 넘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 이란 유조선 공격…이란도 선박 10척 타격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이란 유조선 5척을 공격해 침몰시켰다. 미국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 해군 함정을 탄도미사일로 공격하려 한 데 대한 대응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이란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국 선박 2척을 포함해 총 10척의 선박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상선 피해도 발생했다. 걸프 해역과 오만만 일대에서 여러 상선이 공격받았다는 보고가 이어졌으며, 일부 선박에서는 사망자와 실종자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요르단에 위치한 미군 기지를 향해서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대부분 요격됐으며 미국은 자국 병력의 인명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눈에는 눈’식 보복…확전 위험 커지나
현재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미국과 이란의 공격이 보복의 연쇄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자국 군함을 겨냥한 공격이 발생할 경우 이란의 유조선을 타격한다는 강경한 대응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이란 혁명수비대 역시 추가 공격이 발생하면 대응 수위를 대폭 높이겠다고 경고했다.
양측 모두 상대의 공격에 더 강한 군사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작은 충돌 하나가 또 다른 대규모 공격으로 연결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이란과 연계된 중동 무장세력들의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전선이 주변 국가로 확대될 가능성도 국제사회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막히면 세계경제도 직격탄
이번 미국·이란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 가운데 하나가 호르무즈 해협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세계적인 에너지 수송 요충지다. 전쟁 이전에는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이곳을 통과했다.
최근 충돌이 다시 격화되면서 한때 회복되던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량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국제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전쟁 장기화와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이 국제유가에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을 더하고 있는 셈이다.
국제유가 상승, 한국 경제에도 부담
문제는 전쟁의 충격이 중동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제유가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뿐 아니라 항공·해운 운임, 물류비와 제조업 생산비용까지 상승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돼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수입물가의 움직임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국·이란 전쟁, 앞으로의 핵심 변수는
향후 가장 중요한 변수는 양국이 보복의 수위를 어디까지 높일 것인지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과 유조선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계속되거나 주요 원유 생산·수송 시설까지 피해가 확대될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의 충격은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은 이제 단순한 중동의 지정학적 문제가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과 국제유가를 통해 세계 경제와 물가, 금융시장까지 연결되는 글로벌 리스크로 확대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시장이 주목할 것은 전장의 승패만이 아니다. 원유가 정상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이 유지되는지, 그리고 양측이 보복의 악순환을 멈출 수 있는지가 세계 경제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