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따른 윤활기유 공급난으로 국내 정유 4사의 2026년 2분기 영업이익이 8조8,271억원을 기록했다. SK엔무브 등 기업별 실적과 하반기 전망을 분석한다.
국내 정유사 2026년 2분기 실적
단위: 억원, 연결 기준
| 정유사 | 매출 | 영업이익 | 윤활 사업 영업이익 |
|---|---|---|---|
| SK이노베이션 | 291,572 | 34,873 | 6,919(SK엔무브) |
| GS칼텍스 | 166,724 | 25,507 | 3,577 |
| HD현대오일뱅크 | 94,774 | 18,241 | 1,814 |
| 에쓰오일(S-OIL) | 113,435 | 9,650 | 4,774 |
| 합계 | 666,505 | 88,271 | 17,084 |
국내 정유사 2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훌쩍 넘어서며 강한 반등을 보였다.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은 정제마진뿐 아니라 고부가 제품인 윤활기유였다. 중동 전쟁으로 주요 생산설비가 멈추고 물류까지 막히자 프리미엄 윤활기유 공급이 급감했고, 안정적인 생산능력과 글로벌 판매망을 보유한 국내 정유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었다.
윤활기유는 엔진오일과 산업용 윤활유의 핵심 원료다. 특히 연비와 배출가스 기준이 까다로운 고성능 차량에 사용되는 그룹Ⅲ 제품은 생산 가능한 업체가 제한적이다. 그동안 세계 공급의 약 30%를 담당하던 카타르 라스라판의 펄 GTL 설비가 전쟁 피해로 가동 차질을 빚으면서 시장의 수급 균형이 무너졌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도 운송 불안을 키웠다.
공급 공백은 가격과 마진에 즉시 반영됐다. 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윤활기유 스프레드는 1년 전 배럴당 70달러 초반에서 2026년 2분기 160달러대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에쓰오일이 공개한 윤활기유 마진도 1분기 49.6달러에서 2분기 139.7달러로 2.8배 뛰었다. 판매량 증가보다 가격 상승이 수익성 개선을 주도한 셈이다.
정유 4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8조8,271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이 3조4,87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GS칼텍스 2조5,507억원, HD현대오일뱅크 1조8,241억원, 에쓰오일 9,650억원 순이었다. 다만 SK이노베이션 연결 실적에는 배터리와 에너지 사업 등이 포함되므로 순위만으로 정유 경쟁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윤활 사업의 이익 기여도다. SK엔무브는 2분기 영업이익 6,91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414.4% 증가했다. 기사에서 언급된 ‘SK 7,000억원 이익’은 SK이노베이션 전체 영업이익이 아니라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 실적을 반올림한 표현이다. 에쓰오일 윤활 부문은 4,774억원, GS칼텍스는 3,577억원, HD현대오일뱅크는 1,814억원을 벌었다. SK엔무브는 정유 계열사 SK에너지의 영업이익 6,512억원마저 넘어섰다.
이번 실적은 국내 정유사의 프리미엄 윤활기유 경쟁력이 공급망 위기에서 빛을 발한 사례다. 국내 업체들은 대규모 생산설비와 해외 판매망을 바탕으로 중동산 물량을 빠르게 대체했다. 유럽을 비롯한 고마진 시장에서 장기 공급처로 자리 잡는다면 단기적인 윤활기유 호황을 수익구조 다변화의 기회로 연결할 수 있다.
다만 하반기 실적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중동 설비와 운송이 정상화되면 윤활기유 가격과 스프레드는 낮아질 수 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과 역래깅 효과 그리고 OPEC+ 증산과 아시아 정제설비 가동률 상승도 정제마진을 압박할 변수다. 결국 국내 정유사의 다음 과제는 일시적인 공급난 효과를 고부가 제품 확대와 장기 고객 확보, 원유 조달선 다변화로 연결하는 것이다. 윤활기유가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이 될지는 3분기 이후 실적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